2021.11.22 (월)

제가 ‘PC충’이라고요?

포괄적 차별금지법 그리고 성소수자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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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불편러’, ‘진지충’, ‘PC충’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일상 속 존재하는 차별이 문제라고 지적하면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가 더 문제라는 말을 듣는 시대를 살고 있다. 왜 그렇게 불편하고 예민하게 사느냐, 유난스러운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물론,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고 타인을 망신 주려는 목적이 분명하다면 그것은 잘못된 행동이기는 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현재, 모든 사회구성원의 정치적 올바름이 과도해서 생기는 문제보다 일상 속의 차별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하다. 래퍼들이 여성 혐오적인 가사를 쓰기도 하고, 어떤 정치인은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라며 인권침해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한 청소년들의 언어 습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장애 같다.”, “병신 같다.”와 같은 말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아직도 혐오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필자는 지금부터 이 시대의 ‘PC충’이 되어보려고 한다.

 

 성소수자 축제에서 참가자들을 위한 축복식을 진행해 정직2년 판결을 받은 목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말 그대로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경기연화 재판위원회는 2020년 10월 15일 선고 공판을 열어 작년 퀴어축제 '동성애자 축복식'에서 동성애자에게 축복식을 진행한 이동환 목사(영광제일교회)에게 '정직2년' 판결을 내렸다. 판결 근거는 교단 헌법인 ‘교리와 장정’과 ‘일반재판법’에서 찾을 수 있다. 기감의 일반재판법의 제3조(범과의 종류) 8항은 ‘‌마약법 위반,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이다. 이동환 목사의 동성애자 축복이 이를 어긴 것으로 보고 재판에 넘긴 것이다. 이동환 목사는 판결이 난 이후에 기자회견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 나왔다. 감리교회가 공정하게 바른 신앙관을 갖고 이해해주기를 바랐지만, 이것이 한국 교회 현실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기감의 재판법에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한다면 유죄 판결을 받는다니. 필자는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 입장의 많은 글들을 봤지만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기독교의 사랑 실천은 정말 중요하다고 배웠는데 성소수자를 차별하면서 사랑을 실천한다는 것이 모순적이지는 않은지 의문이 들었다.

 

 이동환 목사 정직 사건과 관련해 포괄적차별금지법(아래 차별금지법)이 화두로 떠올랐다. 2020년 6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을 발의한 뒤 장의원의 휴대전화에는 “신의 심판이 두렵지 않은가?” “영원히 지옥불에 타 죽어라.” 등의 문자가 쏟아졌다고 한다. 포괄적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개별 차별금지법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개별 차별금지법은 현재 10개가 채 안 되고, 우리 사회는 훨씬 더 많은 차별에 대응책이 필요하다. 개별 차별금지법을 하나씩 만드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더욱 효율적이다. 또한 복합차별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청년이며 여성이며 성소수자이며 장애인인 시민이 있다고 가정하면 이 시민이 어떤 정체성 때문에 차별을 받는지 명확히 말할 수가 없기 때문에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

 

이 포괄적차별금지법에 대해 기독교계에서는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많은 교단이 차별금지법에 포함된 ‘성소수자’와 관련된 항목이 복음을 훼손하는 반성서적 내용이라며 반대했다. 반대하는 이들이 주로 인용하는 것은 구약성서 창세기 19장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 성서에서 성적인 방종을 죄라고 명명한 구절들이다. 그러나 성서를 전체적으로 보면 반대하는 이들은 차별금지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주장하기 위해 자신들이 필요한 부분만 취사선택한다.

 

 의학계에서는 10% 정도가 선천적으로 동성애적 성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이렇게 인간이 타고난 성향을 죄악시하고 혐오하는 것이 옳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독교의 교리나 성경말씀을 문자 자체로 해석하고 읽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사회에는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존재함을 인정해야 한다. 누군가는 차별금지법이 동성애를 조장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원래 있던, 존재하던 사람들이 이제야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동성애뿐만이 아니다. 밖에 나가보면 장애인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도 마찬가지다. 장애인의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아 장애인은 이동하는 데 불편함을 겪기 때문이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서 인식이 개선되고, 이동권이 보장되면 장애인도 우리 주변에 많이 보이게 될 것이다. 성소수자 또한 그렇다.